벌써 여덟 명의 전세사기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5월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민생을 챙기겠다던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하게,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함으로 인해 특별법 개정안이 폐기될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거부권 행사 이유로 1. 보증금 반환채권 평가의 어려움, 2. 주택도시기금 사용의 국민 부담 전가, 3. 사기 피해 공공 구제 전례 부족, 4. 선순위저당채권 매도 요청의 사적 자치 원칙 위배, 5.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부족 등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전세사기 대책위원회에서는.'정부가 내놓은 LH매입방안 역시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지 불투명하고, 매입임대주택 예산을 피해주택 구입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재원이 투입된다'며 "무분별한 전세대출을 진행한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며, 금융기관에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매도 요청을 강제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게다가 정부여당은 작년 9월부터 이어진 피해자들의 면담, 간담회, 토론회 등의 제안을 거부해왔다'며 거부권 행사에 대해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위원회는 '정부는 피해실태조사조차 실시하지 않고, 근거도 없이 특별법 개정안의 선구제후회수 방안에 대해 수조원의 혈세가 소요된다고 왜곡하며 여론을 호도하다가 특별법 개정을 하루 앞두고 LH 매입방안을 대안으로 발표했고, 개정안이 통과되자 곧바로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이는 국민들의 주거 안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의 책임과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부실PF대출에는 35조 원이 넘는 재정 지원을 하면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은 다른 사기와 형평성을 운운하며 재정지원을 거부한다'는 점에 분노하며,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 방안마저 거부한 정부와 국민의힘은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세입자114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부여당에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